동굴 속으로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5-11-11 09:31
양림동 파출소 옆,
식민지의 그림자 ― 뒹굴동굴.
그 어둠의 통로를
나는 오늘 문득 들여다 본다.
빛고을의 토박이로 살았으나
동굴이 나를 거부했는지,
내 게으름이 만남을 미뤘는지,
세월은 묵묵히 철문을 잠갔다.
종유석의 신비도 없고,
박쥐의 날갯짓도 들리지 않는
그곳은 단지 굳게 봉인된
역사의 작은 숨구멍이었다.
금을 캐던 광산도 아니요,
기괴함을 간직한 자연의 동굴도 아니다.
일제강점기
사람들이 숨을 곳 하나 찾다
파들어간 피난의 터널,
숨죽인 시대의 폐허였다.
그곳을 매일 스쳐간
까까머리의 아이는
지금 시를 쓰며 그 동굴을 만난다.
침묵 속에서 들려오는
지하의 아득한 숨결,
그 어둠의 깊은 그림자는
아직도 우리의 기억을 불러낸다
← 시 목록으로
식민지의 그림자 ― 뒹굴동굴.
그 어둠의 통로를
나는 오늘 문득 들여다 본다.
빛고을의 토박이로 살았으나
동굴이 나를 거부했는지,
내 게으름이 만남을 미뤘는지,
세월은 묵묵히 철문을 잠갔다.
종유석의 신비도 없고,
박쥐의 날갯짓도 들리지 않는
그곳은 단지 굳게 봉인된
역사의 작은 숨구멍이었다.
금을 캐던 광산도 아니요,
기괴함을 간직한 자연의 동굴도 아니다.
일제강점기
사람들이 숨을 곳 하나 찾다
파들어간 피난의 터널,
숨죽인 시대의 폐허였다.
그곳을 매일 스쳐간
까까머리의 아이는
지금 시를 쓰며 그 동굴을 만난다.
침묵 속에서 들려오는
지하의 아득한 숨결,
그 어둠의 깊은 그림자는
아직도 우리의 기억을 불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