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싸움은 늘
사소한 틈새에서 싹이 튼다
약속 시간은 턱 밑까지 차올랐는데
차 안에 오리탕 냄새 밴다며
냄비를 들고
다시 아파트로 들어간 아내
나올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자동차 안의 시간만
초침을 잃은 채 헛바퀴를 돈다
아내와 실랑이하며 배운 비결 하나
지면서 사는 것이
결국 이기는 길이라는 것
그 이치가 온몸에 문신처럼 새겨졌건만
아직도 지워지지 않은 혈기 하나가
불쑥 목소리를 먼저 앞세운다
여자 나이 일흔에 가까워지면
아내는 더 이상 순진하지 않다
여자는 싸움터의 장수가 되고
남자는 숫기 잃은 강아지를 닮아간다
결혼 오십 주년 금혼식이 머지 않았다
그날, 모인 사람들 앞에서
또 다시 싱거운 냄새 하나로
부부 싸움이 날까
나는 슬며시 겁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