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사촌이던 그
이십대의 풋과일로
세상이라는 나무에서 먼저 툭 떨어졌다
명절 성묘를 마치고
도심을 가로지르던 철길에서
나란히 걷던 날들
세월은 흘러
그 철길마저 도시 속에서 사라졌지만
그와 나 사이에 남은 길
그 추억만은 녹슨 레일처럼
아직 가슴 속에 길게 누워 있다
반세기를 지나 문득 뒤돌아보니
함께 걸었던 그 길이
오늘 따라 또렷하다
이 땅에서의 긴 여행도
어느덧 노을지는 저녁
되돌아갈 길을 찾으려 해도
철길은 이미 사라지고
마음 한켠이 조용히 떨린다
그래도 나는 믿는다
혹독한 겨울을 견디며 나이테를 감던 나무들처럼
보이지 않는 길 너머에도
봄은 오고 있음을
이제는 저무는 풍경마저
따스한 눈으로
가만히 품어 주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