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갈비 사이
조용히 붙어 자란 살 한 점.
불 위에 올리면
지방이 녹아 흐르며
늦은 향기를 피워 올린다.
냉장고 세 대가 벽처럼 서 있는 집,
비닐봉지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모른 채
삼 년을 지나온 것들.
그 물건들이 아내의 손을 건너
우리 집 식탁으로 조용히 흘러들어온다.
허기에 찬 배를 안고
비닐 속 고기를 바라본다.
유효기간을 두 해나 지나온 고기,
버리기에는 아깝다는 마음이
불 위로 올려 보낸다.
된장국과 밥으로 조용히 살던 뱃속이
질긴 육질에 놀랐는지
속이 둔탁하게 부풀어 오른다.
소화제 대신
명절에 받은 배를 깎아 먹고
콜라까지 들이켜 보지만
더부룩한 밤은 풀리지 않는다.
결국 한밤중
공원 산책길을 한 시간 넘게 맴돌며
배 속의 어둠을 달랜다.
덩치 작은 몸속에도
무서운 짐승 하나 숨어 있다.
고개를 들었다 잘려도
또다시 고개를 드는 것,
메두사의 뱀처럼 비웃으며 되살아나는 것—
그 이름은 아마도 식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