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의 밥

주말 아침
시집 한권 들고서 가까운 서빛마루를 찾는다
4층은 지혜의 도서관
1층은 허기의 식당

비염(鼻炎)이 훌쩍거리며
책상 대신 식당입구의 소파를 귄한다
책에 빨간 밑줄을 그어가며
시인의 글을 읽는다

점심 시간까지는 아직 두 시간
내 또래의 허수룩한 남자가 다가와 묻는다
^오늘 식당 문 열지 않나요^
썰렁하게 문이 잠긴 식당을 보고
돌아서는 힘없는 발걸음

그의 지친 등이
나의 등처럼 쓸쓸히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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