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의 고백

어느 시인의 고백이
찻잔 속 깊이 스며들었습니다.

조선 백자의 순수함은
비움 속에서 나오고
그 여백은
잔잔한 파문을 남깁니다.

글로 가득 채운 시는
스스로 감옥이 되지요.
자기 언어의 벽에 시인을 가두는 일.

다 알아듣는 시는
비밀이 없는 여자의 얼굴입니다.
보일 듯 말 듯한 신비,
알 듯 모를 듯한 그 흔들림.

그 모호한 빛 한 줄기를
손끝으로 붙잡는 순간,
그때야 비로소
진정한 노래는 태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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