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모기장 아래에서

설악의 단풍은 절정이라는데
금당산 자락엔 아직 물이 들지 않았다
낙엽 대신 모기 한 마리,
늦은 여름의 잔재가 방안을 맴돈다

해진 모기장은
작은 전쟁터의 성곽 같다
실바늘로 꿰매어 올린 방패 속에서
우린 여전히 꿈을 지킨다

한밤의 침입자,
피의 흔적을 남기고 쓰러진다
아내의 손끝엔 붉은 전리품,
이틀째 이어진 승전보

작은 생의 끝과 끝이
얇은 천 하나 사이로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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