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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심보
시인:
박도진
작성일:
2025-07-24 17:44
하루를 벗고
작은 둥지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창밖 달빛만큼 고운 말 한 조각
“오리탕 끓여 두었으니
속을 데우세요”
멋은 먼 서울의 이야기
작아서 못입고
유행 뒤져서 못입는 옷들이
주위에 즐비하니
입고 먹고 눕는 일까지
바람 막아주는 둥지에 있는데
그림자 하나
어느새 도둑심보가 되어 서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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