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림동 오소후 시인

수십 편의 시를 외우려
종이장을 꼭 쥐고 다니던 여인
그 모습이 너무나 고와
나는 그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시낭송반의 강사, 오소후 시인
이런 연(連)이은 만남은
내 가슴에 봄바람이 되어
남은 생을 흔들어 깨웠습니다

“양림동 친정에 가고 가고 싶다”
그 한 줄에 서린 향수처럼
수양버들 마을을 떠날 수 없는 시인
양림동 93번지 아가씨
옛 학교 교정 등나무 밑에서
한번쯤은 마주쳤을 것만 같은 인연

가장 아름다운 모국어로
고요히 땅을 딛고 선 거목(巨木)
그 그림자 아래
구도자(求道者)의 모습을 바라보려
정다운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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