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앞에서

어릴 적 홀어머니 품에서 자랐다
어머니가 앓을 때면
불안한 눈빛으로 지켜보던 그 시선이
이제는 아내를 향한다

트림과 더부룩함으로 지쳐가는 아내의 얼굴
저녁에 먹었다는 음식중 하나가 홍시

가을 빛이 물든 저녁
아내에게는
붉은 홍시 하나가 에덴의 선악과처럼
매혹적이었으니

부드러운 살결 속에
숨은 당분(糖分)의 미소
그 달콤함이
지난번 상처 위로 조용히 내려앉은 것인지

사랑이란 때로는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일임을
홍시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향기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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