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구 시인의 강연을 듣고

나는 순례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내안의 비어 있던 곳을
이제 시의 샘물로 채우려

시낭송을 배우며 처음 외운 시는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
그리고 오늘,
가을 양림축제 마당에서 그를 만났다

금목서 향기 속
조그마한 박새와 이야기를 나누며
시를 쓰는 순간 살아 있음을 느낀다는 사람

“울면서 쓴 시만이 살아남습니다.”
그 한마디가 강당의 공기를 흔들었다
그는 삶을 시로 불태우는 순례자였다

그의 시 ^시를 적는 이의 노래^ 를 따라
나 또한 조용히 읊조린다

^인생이여, 덧없다 한탄 말고
내 무릎 위에 머릴 눕히게
강아지처럼 귀지를 파줄 테니^

이제 나도 붓을 든다
무딘 귀를 열어 시의 숨결을 듣고
나의 삶을 불태우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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