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공간 찾아내기

가구가 채워지지 않은 스물한 평 아파트,
빈 공간이 많아 넉넉해 보이지만
실은 살림살이로 숨 막히는 작은 바다.
나이든 부부의 발자국조차
서로의 그림자를 밟는다.

버리고 또 버려도
남아 있는 세월의 찌꺼기,
그것마저 버리지 못해
벽과 벽 사이, 서랍 뒤편,
숨은 공간을 찾아다닌다.

그러다 문득
코스모스 한들거리는 날이면
가슴속 비어 있는 틈이 아파온다.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
그 자리에
겨울을 견뎌낸 매화 향기를 놓는다.

마음이란
가득 차면 오히려 메말라가는 그릇,
나는 오늘도
가슴 한켠을 비워두고 싶다.
그 허전함 속에
오랜 기다림이 다시 꽃피우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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