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뽕다리 위를 걸으며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5-10-25 18:04
잊혀진 계절이라 부르기 전
가난한 시절이 머물렀고
첫사랑의 그늘이 머물던 곳,
그 다리 위에서
설렘으로 가득 가슴을 채웠다.
저 다리를 건너지 않으면
십 리를 돌아가야 했다.
높은 굽을 신은 여인은
경쾌하게 건너가지만
내 발꿈치는 철판의 구멍마다
허공을 딛듯 흔들렸다.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비상 활주로의 강판을 엮어
뽕뽕다리를 놓았다.
그 길 따라 우리는
장터로, 학교로 향하곤 했다.
구멍마다 스며드는 노을빛,
그 아래 강물 흘러내릴 때
너와 나의 사랑도
함께 흔들렸을까.
어쩌다 저녁 하늘을 바라보면
그때 그 노을,
아직도 내 마음으로 건너온다.
← 시 목록으로
가난한 시절이 머물렀고
첫사랑의 그늘이 머물던 곳,
그 다리 위에서
설렘으로 가득 가슴을 채웠다.
저 다리를 건너지 않으면
십 리를 돌아가야 했다.
높은 굽을 신은 여인은
경쾌하게 건너가지만
내 발꿈치는 철판의 구멍마다
허공을 딛듯 흔들렸다.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비상 활주로의 강판을 엮어
뽕뽕다리를 놓았다.
그 길 따라 우리는
장터로, 학교로 향하곤 했다.
구멍마다 스며드는 노을빛,
그 아래 강물 흘러내릴 때
너와 나의 사랑도
함께 흔들렸을까.
어쩌다 저녁 하늘을 바라보면
그때 그 노을,
아직도 내 마음으로 건너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