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강 현수교에서

가을 축제 시작된 날,
때를 잊지 않고 찾아오는 아내의 깊은 울음.
그 오랜 우울을 달래려
강변 따라 맨 먼저 코스모스 길을 걷는다.

축제를 보려는 사람의 물결
그곳에서 빠져나와 현수교 위를 걷는다
오색 빛으로 피어나는 꽃들과
시원한 강물이 눈앞을 적신다.

영산강 상류, 황룡강의 물소리
백 년 전 동학농민군의 우렁찬 승전 함성이
물길을 따라 희미하게 메아리치고,
나는 이제 그 잊혀진 소리를 찾아야만 한다.

황룡강변에 남아있는 그 감격이
슬픔에 젖은 아내 곁에,
그리고 이 가을 축제에
콧노래로 스며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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