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길 옆에서

푸른길 옆 초등학교 운동장,
야구공 부딪히는 소리
아침 공기처럼 상쾌하다.

큰손자 또래 아이들,
빨간 모자 눌러쓰고
희고 푸른 유니폼에 땀을 적신다.

코치는 삼루 쪽으로 공을 날리고,
아이들은 차례로 받아
실수 없이 일루로 던진다.
작은 손이 공을 쥐는 순간,
세상은 투명한 꿈으로 반짝인다.

나는 문득 묻는다,
이 중 누가 선수로 출세할까.
그 생각이 속물 같아 부끄럽다.

인생은 성공만을 목적으로 삼으면
끝내 슬퍼질 뿐.
야구를 좋아하고 즐기는 것,
그것이 곧 축복이리라

시인 또한 그러하다
눈에 띄는 시를 쓰지 못해도
시는 그 자체로 기쁨,
노래가 되고 위로가 된다.

시간이 흐르면,
푸른길 가로수처럼
깊은 그늘을 드리우며 서 있겠지.
← 시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