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꽃은 피고 지는데

김광석의 노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가
팬플룻 음색으로 퍼진다

출판 기념회,
칠순의 아들이 악기(樂器)를 불지만
귀가 어두어진 아버지는 듣지 못한다
점점 어두어지는
나의 귀도 그 길을 걷고 있으니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받아야 한다

이곳은 축배를 들어야 할 자리
꽃다발을 한아름 안겨 주어야 할 마음

'배롱꽃은 피고 지는데'
아흔 노익장의 장편 소설
이토록 늦은 시기에
이토록 높은 산의 정상에 오르는 일
그것은 두 눈으로 보는 기적(奇蹟)이었으니

난 기적을 이룬 분과
단둘이 술잔을 기울인 적이 있지
이제 그 깊은 이야기를 다시 들으려고
새벽이 찾아 오기 전
그의 소설을 펼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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