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장미

붉디 붉은 장미의 숲.
그 격정의 잎새들 사이로
속삭이듯 숨겨진 산책길 하나
그길 위에 흐르는 모짜르트 선율에
오월의 장미는 더욱 붉어진다

이토록 눈부신 장미의 행렬
쏟아 붓지 못한 사랑과 불길.
젊음의 폭풍이 내안으로 스며든다
욕망의 그늘 속으로
장미꽃은 다가오지만

꽃봉오리를 터트릴때
나의 신부는 언제까지나
백마를 탄 왕자를 기다리고 있었겠지

그 기다림을.밟을까 두려워
망설임의 세월이 수 십년
초라한 늙은 시인일지라도
시들지 않는 어여쁜 신부가
나를 맞이하리라

오월의 여왕
붉은 장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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