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도 가로수가 될 수 있단다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5-10-10 20:28
감나무도 가로수가 될 수 있단다
양궁장 앞
키 큰 은행나무 그늘 아래
쭈그리고 앉은 세 그루 감나무
평소에는 눈길 한 번 받지 못한 여인들
올해는 갑자기 미모 대회라도 나선 듯
주렁주렁 주황빛 목걸이를 걸었구나
지나가던 길손들도 이제는 저절로 고개를 돌린다
셀 수 없이 매달린 둥근 약속들
작은 품에서 맺어진 풍요
땡감인지, 단감인지, 곶감이 될지
가로수로서는
어느 감이라도 괜찮지
올망졸망한 과일만 맺혀있으면
모든 사람의 입가에 가을을 물들이고 있으니
온 세상이 너로 말미암아
잠시라도 넉넉해졌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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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장 앞
키 큰 은행나무 그늘 아래
쭈그리고 앉은 세 그루 감나무
평소에는 눈길 한 번 받지 못한 여인들
올해는 갑자기 미모 대회라도 나선 듯
주렁주렁 주황빛 목걸이를 걸었구나
지나가던 길손들도 이제는 저절로 고개를 돌린다
셀 수 없이 매달린 둥근 약속들
작은 품에서 맺어진 풍요
땡감인지, 단감인지, 곶감이 될지
가로수로서는
어느 감이라도 괜찮지
올망졸망한 과일만 맺혀있으면
모든 사람의 입가에 가을을 물들이고 있으니
온 세상이 너로 말미암아
잠시라도 넉넉해졌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