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가슴에 품고

퍼런 이끼로 옷을 입은 고목(枯木)
생명의 숨결은 흐릿하다
상형문자와 함께 길을 걸을 때미다
그 무거운 느낌에 짓눌어졌지

디지털시대에
가벼운 몸놀림을 즐기는 한글
온 세상이 놀라는 그 뼈대와 숨결에
세종대왕의 웃음을 돌비석에 새겨야지

스물여덟의 자음과
천지인(天地人) 모음이 만나
어린 아이의 걸음마 모습과
귀뚜라미의 울음마저 생생하게
기록할 수 있었으니

아녀자의 붓끝에서
평민들의 서러운 생활속에서
식민지의 암울함 속에서도
잡초.처럼 이어진 생명력

한글
이제 가장.젊은 언어로 우뚝서
인공지능의 바다에서
돌고래가 되어 힘찬 자맥질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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