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에게

아 드디어 은하가 길을 열었구나
천년을 삼킨 기다림
오늘밤 별빛으로 쏟아진다
까치의 날개 엮어 오작교가 되는 순간

견우여
어깨에 새벽 이슬을 이고
서쪽 들판에서 소를 모는 사내여
은하수 동쪽 물가에서
하늘빛 실을 잣는 직녀를 만나는 이 순간
칠월 칠석의 은하수는
눈물의 강이 아니었어라
사랑의 경계도 아니었어라

견우여
사랑이 어찌 기다림 속에서만 깊어지랴
이별을 언제까지
밤하늘의 붉은 상처로 새겨두리

견우여
이제 일어서라
집채만한 소를 모는 그 힘으로
스스로 긴다리를 놓아
은하수의 경계를 허물고
직녀의 가슴에
새로운 강이 흐르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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