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사이

불타는 가을이 문 앞에 앉았다
요란하게 불어대는
갈바람에 뽐내더니
눈 한번 깜박이고 돌아보니

어느새 다 도망가고
몇 잎 남은 고운 잎 새
불안하게 찬바람에
내 맘처럼 떨고 있다

온 들녘의 알곡들은
뉘 곳간을 채웠는지
노추에 갈아입은 색 고운 옷
서릿발에 호시탐탐
한설을 엿보고

때를 찾아 뭉글 이고 있다
가는 세월에
휘어 부는 저 강풍은
뉘 가슴을 얼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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