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ㅡ 위에서 온 편지

보이지 않는 전장(戰場)이
벽을 타고 흐른다
늦은 밤부터 새벽의 끝자락까지
잠 못 드는 이의 귓가에
차디찬 칼날로 박힌다

보이지 않는 폭력은
천장을 흔들고
쿵쿵 발자국 소리에
붉게 달아오른 얼굴
하루를 통째로 갉아먹는다

같은 지붕아래
서로 다른 꿈을 꾸고
같은 물길을 마시지만
닿지 않은 마음들

이제는 사뿐사뿐 걷는 걸음이
위에서 온 편지가 되어
따스한 메아리로 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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