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랑 귀가 문제
- 시인: 이선자
- 작성일: 2025-09-10 12:49
너울거린 채전 밭이
자꾸만 보고파서
까치소리 요란한 아침이면
맑은 공기 가슴안고 집을 나선다
햇살 좋고 토질 좋아
상추 쬐끔 심은 것이
뜯어내고 뜯어내도 자꾸만 나고 또 난다
가짓 잎 깻잎이 무성하게
너울 거리는데
벌레들이 맛을 먼저 알아 불었어
“요것들을 그냥”
막걸리에 빙초산을 섞어
화악 뿌려 불렀지!
뉘 말을 들었던고
빈대 잡으려 초가삼간도 불태운다 했쥬
워어‘
벌레보다 여린 잎이
먼저 타 불었어. 어쩜 좋아!
가지 묘목 심어놓고
날마다 들여다보는 우리그인데
가여운 것들 팔랑 귀가 너희들을
요리 맹기라 불렀어 미안해!
새끼가지만 조랑조랑 남아 있네
와, 무지의 소치였어.
← 시 목록으로
자꾸만 보고파서
까치소리 요란한 아침이면
맑은 공기 가슴안고 집을 나선다
햇살 좋고 토질 좋아
상추 쬐끔 심은 것이
뜯어내고 뜯어내도 자꾸만 나고 또 난다
가짓 잎 깻잎이 무성하게
너울 거리는데
벌레들이 맛을 먼저 알아 불었어
“요것들을 그냥”
막걸리에 빙초산을 섞어
화악 뿌려 불렀지!
뉘 말을 들었던고
빈대 잡으려 초가삼간도 불태운다 했쥬
워어‘
벌레보다 여린 잎이
먼저 타 불었어. 어쩜 좋아!
가지 묘목 심어놓고
날마다 들여다보는 우리그인데
가여운 것들 팔랑 귀가 너희들을
요리 맹기라 불렀어 미안해!
새끼가지만 조랑조랑 남아 있네
와, 무지의 소치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