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건너며
- 시인:
이선자
- 작성일: 2025-09-10 11:43
가벼워진 몸무게는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자꾸만 휘어져간 허리 잔등
얼굴에 페인 골은
선명히 깊어만 가고
멀쩡하던 다리통은
왜 휘청 이고 빠드득 심술인고
앙상한 손등은 산등선처럼
일어나는 혈관들
내놓을 수 없이 민망해 가도
그래도 아직은 하던 일
멈춰놓고 싶진 않다
허욕의 장터에 서성이며
기억의 불빛은 흐릿하게
가물거려 간다해도
이제 한 뼘 남은
삶의 끝자락에도 자꾸만
놓고 싶지 않은 허욕
그 끗에 맺히는 작은 이슬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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