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초와 아이 엄마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5-07-24 15:52
그는
뼛속까지 담배 냄새가 밴 사람이었다.
담배의 그림자 속에 묻힌 사람,
불안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연기를 피워 올렸다.
그에게 흡연은 삶의 일부였다.
옷깃에도,
머리카락과 피부에도 스며든 냄새.
그가 지나간 자리마다
따라오는 골초의 냄새.
그는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자기 자신이 사라질까 두려워
흔들거리는 연기를 붙잡는 것이다
담배 연기 한 줄기,
스멀스멀 벽을 넘어온다.
흡연 금지 안내방송도 아랑곳 없다.
노인의 체취보다 더 매캐한 냄새,
기분 나쁘게 달라붙는 끈적한 냄새.
그 찌든 냄새에
엄마인 나도 숨이 막히는데,
내 아이에게는
가슴을 조여오는 괴물이다.
온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그 연기가
지금 우리 가족을 노린다.
아파트 승강기 벽에
원망 섞인 하소연을 붙여본다.
골초인 당신에게
담배 한 개비는
슬픔이 타고 남은 흔적일지 모르나,
아이 엄마인 나에겐
삶의 기쁨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고 있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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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담배 냄새가 밴 사람이었다.
담배의 그림자 속에 묻힌 사람,
불안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연기를 피워 올렸다.
그에게 흡연은 삶의 일부였다.
옷깃에도,
머리카락과 피부에도 스며든 냄새.
그가 지나간 자리마다
따라오는 골초의 냄새.
그는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자기 자신이 사라질까 두려워
흔들거리는 연기를 붙잡는 것이다
담배 연기 한 줄기,
스멀스멀 벽을 넘어온다.
흡연 금지 안내방송도 아랑곳 없다.
노인의 체취보다 더 매캐한 냄새,
기분 나쁘게 달라붙는 끈적한 냄새.
그 찌든 냄새에
엄마인 나도 숨이 막히는데,
내 아이에게는
가슴을 조여오는 괴물이다.
온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그 연기가
지금 우리 가족을 노린다.
아파트 승강기 벽에
원망 섞인 하소연을 붙여본다.
골초인 당신에게
담배 한 개비는
슬픔이 타고 남은 흔적일지 모르나,
아이 엄마인 나에겐
삶의 기쁨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고 있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