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의 시간

머리 위의 시간

학창 시절엔 교복 위 모자,
군대에선 별 같은 병장 계급장.
젊음의 자존심은 모자 위에 빛났지.

세월 흘러 머리숱 줄고,
머리 위엔 고속도로 생겼네.
부끄러움에, 젊음을 붙잡으려
베레모, 헌팅캡을 써보았지만
노인 모습을 감출 수는 없네

잃어버린 모자가 몇 개이던가
이제는 값싼 밀짚모자여도 괜찮다.
진정한 멋이란,
머리 위의 모자가 아니라
세월이 씌워준 대머리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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