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길

그득 하던 황금 들녘
어느새 텅 빈 들에
흰 둥치만 듬성듬성
논바닥은 검은 살을
드러내고 을시년스럽다

언덕길 하얀 머리 억새
소슬바람 못 이겨
휘어져 노래하고
가로수 갈아입은
붉은 옷
멀리멀리 휘날리는 멋이
가을을 수놓아 간다

길가에 늘어진 감가지
무서리에 뺨을 맞아
붉어져 홍시 되고
열매계절 풍년 노래
풍성한 시골길은
눈이 즐거워. 2023.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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