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

지나왔던 옛길은
성장판이 멈춘 길로 남았네
그 초라함을 탓하지 않고
당당히 꽃피우는데 무슨 조건이 필요하랴

무심한 빌자국 소리에도 아랑곳하지않고
오직 한길로만. 달려온 당신
때 이른 빗소리에도 놀라지않고
가슴 쓰담으며 제철을 기다렸던 당신

그 기다림의 끝에 서서
산자락이 붉어지기 전
먼저 울먹이며 피어낸 그 정열앞에
고개숙인 옛사랑을 기억이나 하는지

세월이 흘러도 향기를 지우지 않아
그리운 얼굴이 꽃속에 숨어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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