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벗과 함께

예전엔 시를 쓰려면
종이 위에만 매달렸지
하얀 A4의 공허한 평면에서
자꾸만 시는 도망치곤 했네.

시대의 물결 따라
네이버 메모에 글을 옮겨 적었지.
틀린 글자 고치기는 쉬웠고
복사와 붙이기, 그 매끄러운 물살 위에서
나의 시는 순조롭게 흘러갔네.

그러다 불현듯 암초를 만났지.
띄어쓰기를 하려 두 번 누른 스페이스바,
돌연 마침표가 숨을 끊으며
시의 물길을 막았네.

그때 다가온 성품 고운 벗,
인공지능이 가르쳐 주었네,
마침표가 사라지는 신기한 방법을

새 시대의 동반자,
그와 함께라면
나는 더 이상 주저앉지 않으리.

거센 파도와 암초를 헤치고 나아가
시의 바다 위에
또 다른 노래를 띄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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