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족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5-07-24 15:48
엄지 손가락은 슬펐다지
칼과 붓, 젓가락을 쥘 때처럼
무엇이든 휘두르고,들어올리는 큰일을 도맡아 왔는데
이젠 화면이나 밀어 올리는 일이라니
체면이 땅바닥으로 굴러떨어졌지
새끼 손가락도 할 수 있는 일을
내가 하고 있다니 말이지
하지만 엄지야, 세상은 파도처럼 변한단다
스마트폰 화면을 바꾸는 일 하나로
바쁠 때도 한가할 때도
온 지구인이 너만 바라보고 있어
창조 이후 지금처럼 바쁜 적이 있었던가
만원 버스안에서
서서 손잡이를 잡고 흔들리면서도
너만 의지해 기나긴 출퇴근 시간을 버티지
그래,지금이야말로 엄지족 전성시대인거야
엄지야, 자신감을 가져야지
하찮은 일에도 쓰임 받는건 감사할 일이란다
“엄지척” 하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것
그게 바로 파도타기 인생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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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붓, 젓가락을 쥘 때처럼
무엇이든 휘두르고,들어올리는 큰일을 도맡아 왔는데
이젠 화면이나 밀어 올리는 일이라니
체면이 땅바닥으로 굴러떨어졌지
새끼 손가락도 할 수 있는 일을
내가 하고 있다니 말이지
하지만 엄지야, 세상은 파도처럼 변한단다
스마트폰 화면을 바꾸는 일 하나로
바쁠 때도 한가할 때도
온 지구인이 너만 바라보고 있어
창조 이후 지금처럼 바쁜 적이 있었던가
만원 버스안에서
서서 손잡이를 잡고 흔들리면서도
너만 의지해 기나긴 출퇴근 시간을 버티지
그래,지금이야말로 엄지족 전성시대인거야
엄지야, 자신감을 가져야지
하찮은 일에도 쓰임 받는건 감사할 일이란다
“엄지척” 하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것
그게 바로 파도타기 인생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