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등록 라벨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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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책에는 족보 없는 것이 없다
없다면, 사생아로 불릴 뿐

오늘 임무는
서가(書架)의 질서에 따라
새로히 얼굴 내민 책들에 라벨을 붙이는 일

가난한 시인의 시집들,
누가 그 얇은 책장을 넘겨볼까
도서관 한켠을 채운다 한들
눈길 한 번 머물기나 할까

그러나, 시인들이여 끝내 시를 쓰라
가슴 적시는 한 줄로
누군가 “좋다” 한마디 해주리
​그 순간, 그대 시는 날개를 달고
답답한 도서관 지붕을 뚫고 하늘을 날으리라

언젠가는
그대의 새 시집에도 라벨 붙이는
조심스런 손길이 찾아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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