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방망이

도깨비 방망이

도깨비 산불,
바람 따라 송진을 타고
십 리를 훌쩍 날아간다.
산속에 갇힌 이들을
겁주듯 깔깔 웃으며

도깨비 소나기,
퇴근길 차창마다 와이퍼 춤사위.
온몸을 흠뻑 젖신 아가씨의 부끄러움이
버스 안을 가득채운다

인생길 한복판에
뒷짐 진 도깨비가 슬쩍 다가온다.
방망이 뒤에 숨겨둔 것은
장난일까,보물일까

이 시를 읽는 그대,
도깨비의 장난에도
웃음만 한아름 안고 살아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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