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상]

맑은 햇살 하늬바람 타고
날마다 영글어 가는 들녘
입 째져 튀어나온 알밤 주우려다
미끄러져 찔린 손

공짜가 어딧 냐고
숨어서 본 감가지 얼굴 붉힌다.
엊그제 하얀 벼꽃향이
온 들에 구수하게 풍기더니

벼이삭 가을의 풍요를 싣고
어느새 겸손히 고개 숙여
황금들녘 만들어 가니
길가의 곡식 창고다.



2024. 10.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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