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들이

달리는 창가로 날리는
억새 춤의 좋은 계절
나들이이가 좋아
들에는 알곡의 황금물결이고
백일홍이 마지막 만개로
고운 춤을 춘다
딸과 함께 해남 수국수목원으로

수국들은 어느새 시들어
자신의 모습을 본 듯 사위어 가는
가엾은 수국모습이다
식물원이 크고 잘 가꾸어져
볼거리도 많아 수만 가지
꽃나무만 아니고 산자락이
온통 조각 동산이다

아직은 초록이 싱그럽고
가을 팜파라스 외국갈대가
온산을 붉고 부드럽게 휘너울져
큰 골짜기를 아름답게 빚내고 있었다
오랜만의 나들이가 흡족하다
추억 쌓으려 카메라에 많이 담다보니
즐거운 하루가 저물어 온다.

2023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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