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권 행사중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5-09-04 09:53
유치권 행사중
한때는 크나큰 꿈을 안고
낡은 건물 부수고. 새로 짓자 했지
건축허가증 한 장 받는 일이
고시공부보다 더 어려운 세상
기초를 파면 암반이 우르르
소음. 먼지에 주민은 민원 폭탄
여기까지 해결사 처럼 뛰어다녔지
건물의 층수가 올라갈수록
은행통장 액수는 내려가고
남은 총알이 바닥이 나면
비싼 이자에 숨이 막히네
철근은 금값 되고
인건비는 로켓 타고
모두들 숨쉴 여력이 없다
하청업자에게 줄돈이 없으니
서로가 아등바등 싸우다가. 유치권 행사를 하고
프랭카드 하나 내걸린다
^내돈 내놔라.안주면 건물 못 짓는다^
빚없이 살아갈 수 있다면
그 빚이 감당할 수 있는 빚이라면
당신은 꽃길을 걷고 있답니다
유치권의 무게를 모르는 체
시를 쓸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이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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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크나큰 꿈을 안고
낡은 건물 부수고. 새로 짓자 했지
건축허가증 한 장 받는 일이
고시공부보다 더 어려운 세상
기초를 파면 암반이 우르르
소음. 먼지에 주민은 민원 폭탄
여기까지 해결사 처럼 뛰어다녔지
건물의 층수가 올라갈수록
은행통장 액수는 내려가고
남은 총알이 바닥이 나면
비싼 이자에 숨이 막히네
철근은 금값 되고
인건비는 로켓 타고
모두들 숨쉴 여력이 없다
하청업자에게 줄돈이 없으니
서로가 아등바등 싸우다가. 유치권 행사를 하고
프랭카드 하나 내걸린다
^내돈 내놔라.안주면 건물 못 짓는다^
빚없이 살아갈 수 있다면
그 빚이 감당할 수 있는 빚이라면
당신은 꽃길을 걷고 있답니다
유치권의 무게를 모르는 체
시를 쓸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이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