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벽수행

(2025/6/8) - 면벽수행

박승규

한 여름 절벽에 선 소나무 하나

타는 갈증과 비 바람에 흔들려도
생사의 경계에 우뚝선
불굴의 투혼을 본다

매정하게 삭막한 바위 틈
절망의끝에 심은 희망의푸른 이상
묵묵히 면벽 수행하는 모습이다

굽이 굽이 만고풍상 견디며
장서같은 절벽의 법문을 통달했나
고요함 속에도 활력이 느껴진다

곧게 뻗은듯 휘어지고
굽은듯 다시 서는 우아한 선의흐름
우리의 가락을 닮았다

나도 그에 어울리는 학처럼
벗하며 의연히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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