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매설당과 내설당

매설당과 내설당

매화는 눈 속에서 더욱 고요히 피어나고
눈은 매화를 바라보며 맑은 빛을 품는다.

매설당이라 불린 그 자리는
세월의 추위 속에서도 향기를 잃지 않고,
내설당이라 불린 이 눈길은
그 향기를 오래도록 지켜본다.

서로 다른 이름이지만
서로를 비추는 한 쌍의 거울이 되어
시의 마음을 함께 이어 가고,

매화와 눈, 이름과 눈길은
마침내 하나의 풍경이 되어
겨울의 끝, 봄의 시작을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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