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빌딩

꼬마 빌딩

한때는 은퇴 후의 꿈이었다
꼬마빌딩,
월세로 느긋이 살아가리라던 환상.

허나 빛의 속도 따라가는 세상,
은행 빚 이자에 애간장 타고
빈 소주병에 눈물만 채워 넣는다.

임대(賃貸) 딱지 붙은 건물을 볼 때마다
소름이 닭살처럼 돋아오르는데,
순간의 그릇된 선택이
한 가족의 어깨를 짓누른다.

돈 안 되는 시(詩)를 붙잡고
버둥거리는 남편,
그 옆에서 묵묵히 응원하는 아내.
그녀의 애간장은
이미 다 녹아버렸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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