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도서관

세상의 창문은 이미 스마트폰이 차지한 시대
뒤늦게 도서관 한켠에 모인 책들
숨죽이다 마침내 목청 틔운다

우리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거룩한 예배당에서도 성경책 대신 스마트폰으로
밀려드는 버스 안에서도
모두 들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
밥을 거부하는 아이 앞에
동화책 대신 화면이 깜빡인다

책들은 울부짖는다
창문이 아니라면 뒷문이라도 열어달라!
우리에게 잠시라도 머무는 눈빛을 달라!

하루종일 책들의 속삭임을 듣다보면 알게 된다
잊혀진 것들의 생명이
좁은 도서관에서 빛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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