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꽃

물 위에 선홍색 꽃봉오리
연초록 치마로
꽃대 세운 심청을 닮은 고고한 자태

너른 이파리 위
수정 같은 물방울 흘러 내려
동심 속 우산 되어
염화 미소가 굴러 간다

꽃 속에 감추어진
씨앗 품은 둥근 몸
꽃잎 지면 홀로 남아
그리움 앞세워 하늘 향하고

진흙탕 속 초연함
고귀한 자태와 세속을 넘는 향기가
저 아랫마을까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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