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에 와서

명절에 손(孫)들과 함께
생전의 모습 떠올리며
그리움으로 찾았습니다

소나무들 마음을 이룬 야산에
둥그렇고 낮은 몸으로 누워 말이 없지만
침묵으로 맞아줍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제 올리고
무덤가 빙 둘러앉아
공덕을 헤아립니다

시리고 아픈 가슴 소리 없는 대화는
세월의 강 넘나들고
또 오리라는 기약에 눈가는 촉촉한데

산소에 날아드는 새 한 마리
누구의 영혼인가
고즈넉이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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