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홀통 해수욕장에서

2025년 7월 20일, 초복.
셋이서 다시 홀통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지난주에 처음 찾았던 그 바다의 감동이 마음에 오래 남아, 또 오고 싶었던 곳이다. 65킬로미터를 달려 도착하니, 반가운 바닷바람이 먼저 맞아준다.
마침 장마가 갠 날씨.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솜사탕처럼 둥실 떠 있는 구름들이 푸른 바다 위에 그림처럼 얹혀 있고, 해변 뒤로 펼쳐진 소나무 숲과 어울리니 절로 감탄이 나온다.
“와… 너무 예쁘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그저 바라만 봐도 마음이 맑아지는 풍경이다.
도착하자마자 준비해온 점심을 소나무 숲 그늘 아래에서 펼쳤다. 해변을 바라보며 먹는 도시락은 그 어떤 고급 음식보다 맛있고 특별하다. 소박한 한 끼가 자연 속에서 더 깊은 의미를 가진다.
식사를 마친 뒤엔 모래사장을 따라 한없이 걸었다. 맨발로 걷는 모래의 감촉은 부드럽고 따뜻했고, 바다는 조용히 밀려와 발끝을 적셔준다.
쭉 걷다 보니 윈드서핑장이 나왔다. 바다를 가르며 시원하게 질주하는 서퍼들을 한참이나 구경하며, 바다의 생동감을 온몸으로 느낀다.
시간이 흐르며 물이 차오른다. 우리는 다시 소나무 그늘 아래로 돌아와 돗자리를 펴고 밀물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했다. 바닷물에 들어가기 전, 바람소리와 파도소리에 잠깐 눈을 감고 쉰다. 세상 무엇에도 쫓기지 않는 평온한 시간.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하다.
맨발로 해변을 걷고,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고,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맡기며 마음껏 웃을 수 있었던 하루.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하다. 이 모든 시간이 너무 좋아서, 앞으로 8월까지 세 번은 더 오고 싶다.
오늘의 홀통 바다는 초복의 더위마저 잊게 해주었다. 우리 셋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따뜻하게 남을, 특별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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