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보내고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
검은 그림자의 위협도 모른 채
평화롭게 걸어온 어제들이었어.
망극한 무너짐에 황망히 하늘을 보며
나 홀로 청승인가 미련인가
쓴 커피에 홀로 앉아 바라보는 빈자리
정원의 새소리도 애련하다

같이했던 긴 여정이 시도 때도 없이
떠오는 보고품이 겹쳐 앞을 가려
당신의 그 아픔에 내 온 정성 쏟았건만
돌아보니 구서구석 아쉬움만 쌓인다.
즐거웠던 일상의 수많은
날들의 다정함이 가고 없는
빈자리 화영(幻影) 의로
떠오른 모습 그리움에 젖은 얼룩진 마음
어디에도 둘 곳 없어
자상하게 아껴주던 따스하던 당신

후유증에 싸여 지친 몸
곁에서 보기 너무 아려도 대신해줄 수
없는 게 나의 진정 아픔 이었어
창 너머온 햇살은 얼룩진
마음 핥고 가는데 당신 없는 세상이
아름다운들 무슨 의미리요
졸작의 시집 한권에 너무 좋아하고

아낌없이 격려해주던 당신,
당신 없는 세상이 누구의 위안이
될꼬 얼음장 움켜쥔 이 가슴 알기나 하는지!
영원한 천상의 꽃길에서
아픔 없이 편히 쉬세요. 다시 만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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