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암

이곳은 전라도 무안 홀통의. 끝자락
해수욕장이자 조그마한 어촌이라네
백악기 시대의 화산암이 바닷가의
방파석(防波石)으로 줄을 서있는 곳

저 바위들은 불의 자식이었다
지하 깊은 심장에서 솟구쳐
붉은 숨결로. 식어 버린 기억
기포 자국마다 바람이 묻혀 있었지

그 옛날 불타는 심장을 품었던
저 바위들을 왜 여기에 놓아
밀물과 썰물의 노래를 듣게 하는가

천 만 년을 품은 상처와 기억
굳어진 화염의 흔적 속에
불화산의 숨결이
이 바닷가에서 멈추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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