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그림자

냇가에 왜가리 한 마리
고요히 발을 담근다
흐르는 물위에서 하얀 날개를 접고
긴 기다림을 낚는다.

그 기다림을 함께하는 여인의 손
숨조차 고요히 들이쉬며
수행자처럼 카메라를 겨눈다

왜가리는 하늘을 품고
물은 하늘을 거울 삼는다
그 맑은 거울 위로
세상은 찰나처럼 흔들린다

찰칵.
영혼의 떨림과 사랑의 시선
물 위에 아른대는 왜가리의 물그림자가
바람보다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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