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들녘

길게 누워
잠에 빠져든
황량한 저 들판
 
세월의 바쁜 걸음
멈추고
여린 숨 내쉬고 있다
 
회색 자락 펄럭이는
너른 광야
매서운 칼바람에
신열 올라 토해내는 신음 소리
 
옷 켜켜이 감싸도
깊숙이 파고드는
살 에는 추위
허기진 터 위로 나뒹군다
 
추수 끝난 산야
짙은 황갈색 옷 걸쳐 입고
풍요로운 시절의 추억 그리며
묵묵히 견딘다
 
사랑의 불씨 보듬어 안은
어머니 품속 같은 들녘 위로
동박새 한 무리
다가올 봄소식 물고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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