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되는 고가도로
- 시인: 정옥남
- 작성일: 2025-08-16 12:14
고가도로 질주하는 차량의 물결
신호등 불빛 따라 번잡한 길 오간다
숨가쁘게 달려온 세월
살아 온 흔적들이 묻어 있다
오르내리던 차량들 엉금엉금 눈치 행렬도
확성기에 기댄 선거 후보들의 볼멘소리도
지난 폭우에 주름 잡힌 생활의 아픔도
하늘 닿은 중장비 들어서고
공사장 인부들 바쁜 손놀림에
변색된 철골과 두껍던 회색벽이
하나 둘 무너져 내린다
목이 긴 기린이
과묵한 트럭 선반 위에
치즈 한 조각씩 물어 내리면
감쪽같이 빈 허공이 나타난다
차량의 고공 행진을 끝으로
평면 질주가 시작되고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심장 박동소리 더해 간다
키 큰 코끼리 아저씨가
난장이 마을에 나타나
육중한 몸 뒤뚱거려
퍼즐 조각 이리저리 짜 맞춘다
자고 나면 사라진 회색빛 장벽
드디어 파란 하늘이 보이고
기린은 초원 위에서 편안한 숨 내쉰다
변화된 도심의 거리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고난 이겨낸 웃음소리
가을 하늘 높이 팡파레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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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불빛 따라 번잡한 길 오간다
숨가쁘게 달려온 세월
살아 온 흔적들이 묻어 있다
오르내리던 차량들 엉금엉금 눈치 행렬도
확성기에 기댄 선거 후보들의 볼멘소리도
지난 폭우에 주름 잡힌 생활의 아픔도
하늘 닿은 중장비 들어서고
공사장 인부들 바쁜 손놀림에
변색된 철골과 두껍던 회색벽이
하나 둘 무너져 내린다
목이 긴 기린이
과묵한 트럭 선반 위에
치즈 한 조각씩 물어 내리면
감쪽같이 빈 허공이 나타난다
차량의 고공 행진을 끝으로
평면 질주가 시작되고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심장 박동소리 더해 간다
키 큰 코끼리 아저씨가
난장이 마을에 나타나
육중한 몸 뒤뚱거려
퍼즐 조각 이리저리 짜 맞춘다
자고 나면 사라진 회색빛 장벽
드디어 파란 하늘이 보이고
기린은 초원 위에서 편안한 숨 내쉰다
변화된 도심의 거리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고난 이겨낸 웃음소리
가을 하늘 높이 팡파레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