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사진을 보며
- 시인: 정옥남
- 작성일: 2025-08-16 12:09
비 내리는 한가한 오후
묵은 사진첩 들추다가
아련한 시간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마른자리 골라 누인
부모님 사랑
정성으로 길러 준 세월이
달려와 눈시울 붉힌다
반백의 칠순 오라버니들
군복 입고 패기 넘치는 청년으로
의젓이 서 있고
회갑 줄에 선 세 살배기 여동생
흑백 사진 속에서
머리에 예쁜 깃털 꽂고
귀염 넘친다
하얀 칼라에 교복 입은 벗들
빛바래 희미해진 사진 속에
해맑은 웃음으로
쉬임없이 재잘 재잘
뭔지 모를 기대 안고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헤쳐 나온 삶의 뒤안길
까마득한 날들을 지나
저마다 목소리로 빛을 낸다
이제 손주들 재롱으로 사는
내 인생의 오후에
뒤돌아보는 세월
봄날 같은 연민으로 미소가 피어나고
흐르는 시간 따라
파도 타는 곡예도
잔잔한 그리움되어
아름다운 추억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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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사진첩 들추다가
아련한 시간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마른자리 골라 누인
부모님 사랑
정성으로 길러 준 세월이
달려와 눈시울 붉힌다
반백의 칠순 오라버니들
군복 입고 패기 넘치는 청년으로
의젓이 서 있고
회갑 줄에 선 세 살배기 여동생
흑백 사진 속에서
머리에 예쁜 깃털 꽂고
귀염 넘친다
하얀 칼라에 교복 입은 벗들
빛바래 희미해진 사진 속에
해맑은 웃음으로
쉬임없이 재잘 재잘
뭔지 모를 기대 안고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헤쳐 나온 삶의 뒤안길
까마득한 날들을 지나
저마다 목소리로 빛을 낸다
이제 손주들 재롱으로 사는
내 인생의 오후에
뒤돌아보는 세월
봄날 같은 연민으로 미소가 피어나고
흐르는 시간 따라
파도 타는 곡예도
잔잔한 그리움되어
아름다운 추억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