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너머 내정원
- 시인: 이선자
- 작성일: 2025-08-13 23:31
창 너머 내정원
이선자
끈질기게 깔아 뭉개고 있던
무더위가 계절 앞에 고개 숙여
도망가고 조석이 제법
서늘해서 살맛나네
이 계절 가을은 언제나
날 즐겁게 해
창밖의 초록 잎은
은행인양 엷은 색을 띄었더니
다시 돌아보니
붉은 옷 갈아입었네!
사이사이 가을 벚꽃은
단풍에 뒤질 세라
연분홍 구색 맞추고 내 정원을
화려하게 꾸며주어
가는 세월에도
이리 아름다움 선사하는데
날이 갈수록
시들어가는 인생사
다가 올 찬바람이
내 고운 정원 휩쓸어 가면
썰렁한 이 마음
누구랑 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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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자
끈질기게 깔아 뭉개고 있던
무더위가 계절 앞에 고개 숙여
도망가고 조석이 제법
서늘해서 살맛나네
이 계절 가을은 언제나
날 즐겁게 해
창밖의 초록 잎은
은행인양 엷은 색을 띄었더니
다시 돌아보니
붉은 옷 갈아입었네!
사이사이 가을 벚꽃은
단풍에 뒤질 세라
연분홍 구색 맞추고 내 정원을
화려하게 꾸며주어
가는 세월에도
이리 아름다움 선사하는데
날이 갈수록
시들어가는 인생사
다가 올 찬바람이
내 고운 정원 휩쓸어 가면
썰렁한 이 마음
누구랑 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