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앓이

밤중에 갑자기 뒤틀린 배
무얼 잘못 먹은 걸까

괜찮아지려니 달래 보다가도
금방 다녀온 화장실
이윽고 힘이 쭉 빠지고
허탈하고 무기력해진다

간밤에 먹은 음식 헤아려 보지만
자꾸 의심의 눈초리만 각을 세울 뿐

날이 밝자 병원에서
‘한 끼 거르면 괜찮아질 겁니다’
흰 가운 입은 의사의 한마디에
마음이 편안해지는데

나이 든다는 건 아이가 된다는데
여리고 약해지려는 마음,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아이가 되어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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