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날

새하얀 들녘
진종일 인적없어
사방이 고요하다

겨울 내내 기다림 끝
바람에 나부끼는
은빛 춤사위

순백의 어린 것을 기다리는 반가움에
저절로 환해지는 마음
허물을 씻고
마음을 씻고
세례받은 듯
온 세상이 순결해진다

파문지어 흐르는
유년의 그리움
눈덩이처럼 커지더니
울림으로 피어난다

순백의 꽃송이들은
세파에 찌든 영혼 위에
가장 순수함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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