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 상

굽이 굽이 산자락 감고 돌아
우거진 숲 사이 오솔길에 들어선다

계곡에 흐르는 새 울음소리
호수 낀 정원 뜨락에
햇살 나즈막이 내려와 있다

방향 잃어 헤매던 혼돈의 늪은
나를 헤어나지 못하게 하던 수렁
이제 지나온 세월이 시름 속에 졸고

어디에 서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치유를 갈망하는 눈빛들
길목에 침묵하며 서 있다

지치고 험난한 세모 끝자락
위로 받고픈 마음
자유로운 영혼을 위해
고이 두 손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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